| 사건 | 2026독참107 「너희들은 변호됐다」 1부 파기환송판 사건 |
|---|---|
| 배심원 | 2,368명 |
| 심리기간 | 2026. 9. 28. ~ 2026. 10. 4. |
| 판결선고 | 2026. 10. 7. |
안녕하세요, 연필입니다.
9월 28일부터 10월 4일까지 열린 독자참여재판에 모두 2,368분께서 배심원으로 평결을 남겨 주셨습니다. 귀한 시간을 내어 참여해 주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남겨 주신 이유와 조건은 하나하나 빠짐없이 읽었습니다. 심리를 시작하며 말씀드린 대로 배심원 여러분의 평결을 무겁게 받들어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 책임은 연필이 지겠습니다.
주문
- 「너희들은 변호됐다」 1부(전7권) 2쇄를 11월 9일까지 주문받은 수량만큼만 발행한다.
- 굿즈는 포함하지 않으며, 할인 없이 정가로 판매한다.
- 1·2부 모두 현재 디자인의 양장본은 이번 예약판매를 끝으로 다시 제작하지 않는다.
- 1부 2쇄의 주문은 10월 8일(목) 오전 11시부터 11월 9일(월) 오후 11시 59분까지 받는다.
- 1부 2쇄는 1인 1세트로 구매를 제한한다.
이유
1. 배심원 평결의 요지
배심원 2,368분 가운데 89%가 재판(再版)에 찬성, 8%가 조건부 찬성, 2%가 반대 평결을 내려 주셨습니다.
1부를 아직 소장하지 않은 분들께서는 96%가 찬성해 주셨습니다. 1부를 먼저 소장해 주신 분들 가운데서도 74%가 찬성, 18%가 조건부 찬성으로 뜻을 모아 주셨습니다. 가장 많았던 말씀은 두 가지였습니다. 1부를 놓친 분들의 안타까운 사연, 그리고 양도 사기와 웃돈 거래를 막아 달라는 당부였습니다.
반대해 주신 분들의 말씀도 무겁게 새겨, 배심원 의견으로 이 판결에 함께 적습니다. 1부 소장자 가운데 반대는 8%였습니다. 한정판이라는 안내를 믿고 큰 마음을 내어 구매하셨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2차 추가 판매 때 이미 한 번 양보해 주셨다는 분, 아직 2차 발송분을 받기도 전에 재판 소식을 먼저 들으셔서 서운하셨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모두 저희가 드린 안내에서 비롯된 말씀이라 따로 변명을 덧붙이지 않겠습니다.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2. 판단
재판부는 판단에 앞서 이 재판을 연 까닭부터 다시 새겼습니다. 1부를 놓친 분들이 양도 사기와 웃돈 거래에 내몰리는 일을 막는 것. 그것이 독자참여재판을 연 처음 이유였습니다. 그래서 아래의 판단은 모두 하나의 물음에 비추어 내렸습니다. 이 결정이 양도 사기를 막는 데 보탬이 되는가.
가. 굿즈와 가격, 수량에 관하여
굿즈는 1부 한정판과 먼저 함께해 주신 분들의 몫으로 남겨 두었습니다. 그래서 2쇄는 책만, 할인 없는 정가로 판매합니다.
수량을 미리 정해 한정해 달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굿즈 없이 500~1,000부 정도만 한정으로 파는 건 괜찮을 것 같아요.”
“저번 예판 때보다 더 적은 한정 수량으로 팔면 찬성해요.”
한정판의 의미를 지키려는 의견으로, 타당한 일면이 있습니다. 사실 재판부에도 솔깃한 의견이었습니다. 수량을 정해 두면 판매도 빨라지고, 제작 공정의 부담을 덜면서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렇게 수량을 직접 말씀해 주신 분은 1부를 먼저 소장해 주신 배심원의 0.3%(전체 배심원의 0.1%)였습니다. 오히려 수량을 한정하지 말아 달라는 말씀이 1부를 먼저 소장해 주신 배심원의 0.7%(전체 배심원의 0.4%)로 조금 더 많았습니다.
“되도록이면 기간한정 예약판매(수량 한정X)로 진행해 주시길 무척이나 바라는 마음입니다”
“한정판의 가치는 수량이 아니라 작품을 향한 마음에서 나온다고 믿습니다”
재판부는 두 가지를 참작했습니다. 하나는 1부 한정판의 2차 판매도 수량이 아닌 기간으로 한정했다는 점입니다. 다른 하나는 수량을 정해 두면 그 수량을 넘는 마음이 다시 웃돈 거래로 흘러간다는 점입니다. 조기 마감은 양도 사기가 가장 쉽게 붙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정도(正道)를 이야기하는 책을 정해진 수량 때문에 웃돈을 주고 구해야 하는 일은 없었으면 했습니다.
그래서 2쇄는 수량을 정하지 않고, 11월 9일까지 주문해 주신 만큼만 찍습니다. 기간 안에 원하시는 분은 누구나 같은 책을 정가에 받으실 수 있습니다. 그 뒤로는 다시 만들지 않으며, 현재 디자인의 양장본은 1부와 2부 모두 이번 예약판매가 마지막입니다.
나. 초판과의 구분에 관하여
1부를 먼저 소장해 주신 배심원 가운데에는 2쇄를 초판과 구분해 달라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살짝 첫 판매 양장본이랑 재판 양장본 디자인이라든지 사소한 차이를 주면 좋겠습니다! 가름끈 색을 다르게 한다든지”
“한정판의 의미가 있기에 약간의 차별성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가름끈 색을 달리하거나, 겉표지를 빼거나, 양장 대신 일반판으로 만들어 달라는 제안이었습니다. 한정판을 믿고 먼저 구매해 주신 마음을 지키려는 의견으로, 타당한 일면이 있습니다.
특히 가름끈 색을 달리하자는 제안에는 재판부도 한참을 흔들렸습니다. 사실 지금의 가름끈 색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두 가지 색을 두고 고민하다 고른 색이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하나의 색으로 초판과 조용히 구분하자는 제안이 더욱 마음을 끌었습니다.
그러나 마음에 걸린 것이 있었습니다. 가름끈 하나라도 다른 책이 나오면, 이미 소장하신 분들께는 그 책마저 갖고 싶은 새로운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1부를 놓친 분들께는 여전히 초판만이 ‘진짜’로 보여, 다시 양도 거래의 유혹이 남을 수 있습니다.
반면 초판과 똑같이 만들어 달라는 의견도 소장자분들 사이에서 함께 나왔습니다.
“새로운 디자인이 나오면 구매하지 않을 수 없는데 1, 2부만으로도 저희 집은 포화 상태라서요…”
“기존 구매자들이 추가 구매하지 않아도 되게끔, 앞서 판매된 사양과 동일하되 굿즈만 제외된 버전으로 판매해 주셨으면 합니다.”
초판과 다른 모습의 책이 나오면, 그 차이가 오히려 먼저 소장해 주신 분들께 또 하나의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이 역시 타당한 일면이 있습니다.
재판부는 두 의견을 모두 무겁게 살핀 뒤, 심리를 열며 처음 제시한 조건으로 돌아가 보았습니다. 조건은 ‘할인 없는 정가’와 ‘굿즈 없이 책만’, 두 가지였습니다. 1부를 먼저 소장해 주신 배심원의 74%(1부 미소장 배심원의 96%, 전체 배심원의 89%)가 이 조건에 그대로 찬성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이 재판을 연 까닭에도 비추어 보았습니다. 2쇄를 초판과 다른 모습으로 만들면, 초판과 똑같은 책을 바라는 분들은 여전히 중고 거래에서 그 책을 찾게 됩니다. 양도 사기의 표적도 그대로 남습니다. 그래서 1부 2쇄는 1부 초판에서 책만 구매하셨던 분들이 받으신 책과 같은 사양으로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다. 겉표지에 관하여
겉표지를 빼 달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반대로 1부를 놓친 배심원께서는 이렇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굿즈까지는 바라지 않겠습니다… 다만 시크릿 표지는 씌워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부랑 같이 연결해서 놓고 싶어요.”
독자분들께서 ‘시크릿 커버’라고 불러 주신 겉표지는 1부와 2부가 하나로 이어지는 그림으로, 굿즈가 아닌 책의 일부입니다. 1부 초판 때 책만 구매하신 분들께도 똑같이 드렸습니다.
그리고 재판부는 겉표지에 담긴 시간도 조금 참작했습니다. 이런 말씀을 판결문에 적어도 될까 싶어 몇 번을 지웠다 다시 씁니다. 이 그림은 백산 작가님과 함께 구상했습니다. 그림의 크기와 진하기, 음영 하나, 오브제 하나까지 작가님과 오래 의견을 나누며 정했고, 도안을 수십 차례 고치고 모형을 만들어 종이를 접고 풀칠하기를 거듭했습니다. 만든 쪽에서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멋쩍고 민망합니다. 그래도 작가님과 함께 공들인 그림이 한 분께라도 더 닿았으면 하는 마음만은 감추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2쇄에도 겉표지를 함께 드립니다.
덧붙여 고백하자면, 이 겉표지는 흔히 ‘더스트 재킷(dust jacket)’이라고 부르는 덧싸개입니다. 이름처럼 본래 책을 먼지와 흠집에서 지키려고 씌우던 종이였고, 지금도 포장재에 가깝게 보는 출판인이 적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이 한 장을 고집한 데에는 재판부의 욕심이 섞여 있습니다. 할인 없는 정가를 받으면서 이렇다 할 무언가를 더 드리지 못하는 미안함을, 이 그림으로나마 감싸 보고 싶었습니다. 너그러이 눈감아 주시기를 바랍니다.
라. 판권 표기와 이름에 관하여
판권면에는 아래와 같이 남깁니다.
초판 1쇄를 먼저 품어 주신 분들의 책이 처음이라는 사실은 이렇게 기록으로 남습니다. 너른 마음으로 동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파기환송판’이라는 이름을 참 많은 분께서 아껴 주셨습니다. 책에도 이 이름을 새겨 주었으면 한다는 말씀이 있어 마지막까지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이 이름은 한정판이라는 약속을 스스로 거두는 죄송함을 담아 지은 이름입니다. 그 이름이 또 하나의 한정판이 되어, 재판을 연 뜻과 달리 누군가에게 새로운 부담이 되는 일은 없었으면 했습니다.
그래서 ‘파기환송판’은 책이 아닌, 2,368분의 배심원께서 함께 심리해 주신 이번 사건의 이름으로 남겨 두려 합니다.
3. 결론
그러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매안내
- 1부 2쇄: 1~7권 종이책(겉표지 포함, 굿즈 미포함), 154,000원
- 판매 기간: 10월 8일(목) 오전 11시 ~ 11월 9일(월) 오후 11시 59분
(시스템 시간을 기준하여 자동 종료되므로 시간 여유를 두고 구매해 주시기 바랍니다.) - 구매 제한: 1인 1세트
- 판매처: 공식 스토어에서만 판매합니다. ‘너희들은 변호됐다’ 공식 판매처
2부는 앞서 안내드린 대로 10월 25일(일)까지 판매합니다.
발송은 주문하신 순서대로 진행됩니다.
- 1부 2쇄: 12월 21일(월)부터 순차 발송
- 2부: 12월 21일(월)부터 순차 발송
1부 2쇄와 2부를 함께 주문하시더라도 책의 무게 때문에 각각 따로 포장해 발송해 드리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덧붙이는 말
판결문에는 마음을 길게 적지 않는다고 하지만, 이 말씀만은 꼭 덧붙이고 싶습니다.
재판을 열겠다고 말씀드린 날부터 선고를 준비하는 오늘까지, 저희에게도 쉬운 날은 없었습니다. 그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건 찬성과 반대를 가리지 않고 정성껏 남겨 주신 말씀 덕분이었습니다.
솔직히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2,368분의 평결을 한 줄 한 줄 읽는 동안 몇 번이나 일손을 멈췄습니다.
“죽을 때까지 책을 짝사랑할 줄 알았는데 여러분 덕분에 맞사랑이 되네요.”
“1부를 받아 보고서 만듦새에서부터 연필에서 얼마나 고생하셨는지가 느껴져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출판사가 어느 방향인지 몰라서 12방위로 절을 올렸습니다.”
“당신들이 진심이라 독자는 행복해요.”
1부를 이미 소장하신 한 배심원께서는 이런 말씀도 남겨 주셨습니다.
“1부 책을 보면서 굉장히 정성을 많이 느꼈기 때문에, 이런 감동을 새로 구매하시는 분들도 느꼈으면 합니다.”
찬성도 반대도 결국 모두 이 작품을 아끼는 마음에서 나왔다는 것을 이번 재판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보내 주신 지지와 응원은 저희가 감히 기대하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작가님께 전해 달라고 남겨 주신 말씀은 소중히 모아 백산 작가님께 전해 드렸습니다.
이상으로 선고를 마칩니다. 함께 재판해 주신 모든 배심원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